석유 및 가스 산업이 고등 교육에 미치는 영향

기후 위기가 악화되는 가운데, 전 세계 화석 연료 생산은 증가하고 있으며 석유 및 가스 회사들은 기록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다.

화석 연료 산업의 로비가 기후 정책에 미치는 강력한 영향력이 점점 더 인정받고 있는 가운데, 우리의 새로운 연구는 석유 및 가스 회사들이 대학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는 공정한 에너지 전환과 기후 정의, 그리고 대학에 대한 전문성을 결합한 연구자들이다. 국제적인 동료들과 함께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의 화석 연료 산업과 고등 교육 간의 연관성을 다룬 학문적 및 시민 사회의 조사를 처음으로 포괄적으로 검토했다.

이 네 나라 모두에서 연구는 석유 및 가스 회사들이 여러 가지 방식으로 대학에 투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연구 중 일부는 화석 연료 및 관련 기술 연구에 대한 자금 지원이 대학 연구를 기후 위기에 대한 화석 연료 친화적 접근 방식으로 유도하고,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에 대한 관심을 분산시키는 방식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캐나다에서는 한 연구자가 238개의 대형 화석 연료 회사와 21개의 산업 협회가 34개의 대학 및 정부 연구소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이들 연구소는 화석 연료 생산을 '친환경화'하기 위한 기술을 연구하고 있었다.

또 다른 영향력 행사 방식은 산업계 대표들이 대학에 기부하도록 장려하고, 대학 직책 및 이사회에서 활동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엑손모빌(ExxonMobil)의 전 임원이자 현재 노스이스턴 대학교(Northeastern University) 이사회의 부회장이 된 인물이 졸업생으로서 다시 학교와 연결된 맥락을 설명하며, 엑손이 직원들에게 관대한 기부 매칭 프로그램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큰 기부자의 영향력이 점점 더 인정받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의 연구는 대형 석유 기업들이 오랜 기간 동안 대학에 대한 자선 기부를 장려해왔음을 보여준다.

석유 및 가스 회사들은 대학 교육 과정 설계에도 참여하여 화석 연료 산업의 미래를 촉진하고 있다. 예를 들어, 호주에서는 수십 명의 화석 연료 산업 관계자들이 서호주 대학교의 석유 및 가스 공학 학부에서 학부 과정을 개발하고 강의하는 데 관여했다.

영국에서는 BP, 쉘(Shell), 에퀴노르(Equinor)와 같은 회사들이 대학의 공학 및 지구과학 학위 운영에 조언한 것으로 드러났다. 옥스퍼드 대학교, 에든버러 대학교,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등 여러 대학이 화석 연료 회사들로부터 학위 과정에 대한 자문을 받았음을 인정했다.

교수직 및 장학금에 대한 기금 지원, 공개 강의 및 학회 지원은 화석 연료 산업이 대학과 협력하는 추가적인 방법이다. 캐나다에서는 코노코필립스(ConocoPhillips)와 엔브리지(Enbridge)가 앨버타 대학교와 캘거리 대학교의 교수직을 후원했으며, 미국에서는 쉘 오일(Shell Oil)이 콜로라도 주립 대학교에 200만 달러를 기부해 교수직을 신설했다.

영국에서는 매년 옥스퍼드 대학교 학생들이 BP 장학금에 지원할 수 있으며, 이 장학금은 학생들의 학업을 돕기 위해 약 3000파운드(약 1600캐나다달러)를 제공한다.

석유 및 가스 회사들은 대학 캠퍼스 내 건물 명명, 채용 행사 개최, 화석 연료 산업 직원 교육을 통해 그들의 존재를 드러낸다.

우리는 또한 석유 및 가스 회사들이 왜 대학에 투자하는지에 대한 연구를 검토했다. '기후 저지'는 기후 행동을 의도적으로 방해하는 노력을 묘사하는 용어이다.

화석 연료 산업이 기후 행동을 방해하고 기후 과학을 왜곡하여 기후 변화 부정 및 정책 지연을 초래하는 복잡하고 장기적인 전략적 노력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연구가 진행되었다.

그러나 화석 연료 산업이 고등 교육을 활용하여 기후 행동을 차단하고 자신들의 이익을 증진해 온 방식은 덜 알려져 있었다.

한 연구에 따르면, 화석 연료 산업이 자금을 지원한 대학 연구는 그렇지 않은 연구에 비해 천연가스에 대해 더 긍정적이며, 재생 가능 에너지에 대해 더 부정적인 경향이 있었다.

담배 및 제약 산업의 자금 지원이 과학에 영향을 미쳐 산업에 유리하게 작용했던 것처럼, 화석 연료 자금 지원도 대학 연구를 통해 화석 연료 의존을 정당화하는 데 기여했다.

대학들이 독립적인 연구를 수행한다고 여겨지기 때문에, 화석 연료 회사들은 고등 교육을 활용하여 자신들의 신뢰성을 높이고, 정책에 영향을 미치며, 화석 연료의 미래를 연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2017년 BP에 제출된 내부 메모에서 한 홍보 회사는 프린스턴 대학교를 '저탄소 약속을 입증할 수 있는 파트너'로 삼아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이 산업은 규제 완화, 세금 감면, 그리고 저탄소 전환 과정에서 화석 연료가 포함되도록 하기 위해 대학을 활용해왔다.

우리 연구는 화석 연료 산업이 대학 내 기후 연구를 좁은 기술적 해결책과 '가짜' 비변혁적 대안으로 집중시켰음을 발견했다. 이는 화석 연료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기 위한 보다 체계적이고 구조적인 사회적, 경제적 변화에서 주의와 시간, 자원을 분산시킨다.

예를 들어, 화석 연료 기술인 탄소 포집 및 저장(CCS)과 수압 파쇄(fracking)에 대한 학문적 연구는 산업의 지원을 받아 이루어졌다. 이러한 기술들은 화석 연료 의존을 연장할 뿐만 아니라 에너지 소비 및 화석 연료 생산을 증가시키는 데 기여했다.

우리 연구는 대학이 화석 연료 회사와의 재정적 및 계약적 관계를 공개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많은 대학들은 정보 공개 요청에도 불구하고, 기밀 정보와 경쟁력 유지를 이유로 자금 출처를 공개하는 것을 거부했다.

대학이 공익을 우선시하려면, 화석 연료 회사 및 기타 자원 추출 산업과의 관계를 단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영국과 미국의 950명 이상의 학자들이 공개 서한을 통해 대학에 이러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학자들과 그들의 기관이 화석 연료 산업에 '포획'되거나 전략적으로 이용될 때, 학자들의 전문적 이익은 산업의 이익과 얽히게 된다. 우리의 연구에 따르면, 대학들은 화석 연료의 미래에 학문적 신뢰성을 부여하고 있으며, 대중 담론을 산업이 선호하는 기후 변화 '해결책'으로 이끌고 있다.

화석 연료 산업이 학문을 포획하는 것은 대학의 공적 신뢰와 무결성을 훼손한다. 고등 교육 기관이 화석 연료 자금을 수락할 때, 그들은 생태계 파괴와 인류의 고통을 무의식적으로 지지하고 승인하게 된다.

기후 불안정성이 심화되고 기후 불평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인류는 보다 건강하고 안정적이며 공정한 미래에 기여할 지식을 증진하는 공공 자금을 지원받는 독립적인 고등 교육 기관이 필요하다.